아이의 성향에 따른 과학공부 접근 방법
첫째와 둘째의 성향이 너무나 다릅니다.
첫째는 자기가 이해하는가, 이해 못하는가에 상관없이 제가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주면 눈을 반짝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듣곤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관련된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게 되면, 저에게 어떤 내용을 어떻게 배워서 자기가 무엇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한참을 이야기해주곤 합니다.
둘째는 조금 달라요. 자기가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하여 설명을 듣는 것을 자존심 상해합니다. 일부 기초적인 지식이 있거나, 약간 심화학습인 경우에는 괜찮은데, 새로운 개념을 설명해야 하거나, 연결되는 개념을 이야기 해 주고 싶을 때, 집중력이 뚝 떨어지는 경우를 확인 할 수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무척이나 고민입니다.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둘째와 공부 중에, "아빠, 해가 나는 날 미끄럼틀은 왜 뜨거워 지는거야? 나 미끄럼틀 올라가다가 뜨거워서 손 데일 뻔 했어?"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신나는 아빠는 "에너지 보존 법칙" 부터 "에너지 전환"에 대해 막 설명해 주고 싶은 생각에 신이 났는데...
빛에너지 => 열에너지 전환 설명까지는 잘 들어주던 둘째가,
위치에너지 => 운동에너지 설명을 해주기 위해 만유인력으로 넘어가는 순간 집중력이 뚝 떨어지는 거에요.
만유인력과 에너지 전환에 대하여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흔적입니다.
아이가 한 번에 딱 이해하는 내용에 대하서는 집중력이 엄청 높은데, 머리 속에서 한 번에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에 자존심 상해 하면서, 더 이상 설명을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이게 앞으로의 학습에서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예습을 무지막지하게 해 가는 학생이 될 것인지, 아니면 잘 모르겠는 내용은 버리고 가는 학생이 될 것인지...
학습 성향 혹은 학습 태도와 관련된 내용인 것 같긴 한데,
저도 최소 50명 이상의 아이들을 과외 지도 해 봤던 입장에서, 처음 만나는 유형의 아이라 여러가지로 고민이 되요.
새로운 내용에 대하여 공부를 할 때, 아이 혼자 먼저 예습 + 문제풀이를 한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가 혼자 풀기에 있던 허들만 제거해 주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완전한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 설명해줄 때가 문제네요.
이전에는 언니랑 동생이랑 같이 설명을 듣고, 언니는 이해하는데 자기는 한번에 이해를 못해서 그러는 것인 줄 알았는데, 혼자서 아빠랑 공부할 때도 그러는 것을 보니, "내가 잘 모른다"라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아는 것에 대해서 기분 나빠(?)하는 느낌입니다.
조금 더 두고 보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얻어야 할 것 같네요.